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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기에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로마정부는 12월 25일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정하고 이어서 1월 6일을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방문한 현현일(Epiphany)로 기념했습니다.성경에는 동방박사들의 수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3세기의 교부신학자인 오리겐(Origen)은 동방박사(μαγοι)들이 아기 예수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의 세 가지 예물을 드렸다는 기록에 근거하여 (마태 2:11), 이들의 숫자를 셋이라고 간주하였습니다. 8세기에는 이들 동방박사들에게 이름까지 붙여서 발타사르(Balthasar), 멜키오르(Melchior), 가스팔(Gaspar 혹은 Caspar)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의 전승에 의하면, 처음에 페르시아를 출발한 동방박사는 이 세 사람이외에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알타반(Arthaban 혹은 Artaban)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도중에 불쌍한 사람들을 만나서 구제하느라고 다른 동방박사들보다 뒤쳐져서 팔레스틴 땅에 오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니체(Friedrich W. Nietzsche: 1844-1900)의 저서 중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에 나오는 자라투스트라는 초인인데, 이 자라투스트라는 조로아스터(Zoroaster)와 같은 이름입니다. 조로아스터 (혹은 자라투스트라)는 기원전 600년경의 인물로 고대 페르시아(현재 이란)의 배화교(拜火敎)라고도 하는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입니다.
이 조로아스터에 대한 비전(秘傳)이 있는데, 즉 조로아스터는 12번의 환생을 거듭하면서 여러 다른 왕국에서 ‘빛을 밝히는 자’(Illuminator)로 태어날 것이고, 마지막 13번째에는 팔레스틴의 한 곳에서 샤오샨트(Saoshyant: 구세주)로 태어나서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원래 영은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부터 천상에 존재하다가 첫 번째로 아담과 하와의 셋째 아들 셋(Seth)으로 태어납니다. 해서, 셋(Seth)은 하늘세계에 존재하던 조로아스터의 첫 번째 인간 모습입니다. 마지막 열세 번째 팔레스틴에서 태어날 조로아스터는 구세주로 올 것인데 그가 온 인류를 구원할 자로 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소망이 조로아스터교도들에게 있었습니다.
불교의 부다(Buddha)에 대한 주장과 비슷합니다. 천상의 부다가 육신을 입고 인도의 한 땅에 태어난 것을 고다마 싯달타라고 하고 마지막에 중생을 구원하는 자로 오는 이를 미래 부다, 즉 미륵불(彌勒佛) - ‘마이트레야’라고 부릅니다.
시리아어로 된 주크닌 역대기(Chronicle of Zuqnin)라고 하는 책에 의하면, 노아의 홍수 이전에 아담의 셋째 아들 셋(Seth)이 장래 일어날 사건에 대한 예언적 지식을 기록한 책들을 승리의 산(Mons Victorialis)에 감추어놓았는데, 마술과 점성술에 능한 마기족(Magi)의 조상들이 이 페르시아 근처에 있는 승리의 산(Mons Victorialis)에서 이 책들을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이 책들에 적힌 예언에 의하면 세상 마지막 때에 그리스도가 올 것이라고 되어있는데 마기족 사람들이 그의 탄생의 때와 장소를 산정(算定)해내고 유대 땅으로 오게 되었다고 되어있습니다. 마기족 사람들은 조로아스터교도들(Zoroastrians)이기도 한데, 해서 이들은 이 마지막에 태어날 구세주가 조로아스터의 마지막 열세 번째 환생이라고 믿었습니다. 마기족 사람들의 조상들은 연례적(年例的)으로 승리의 산(Mons Victorialis)으로 순례 길을 행하여 하늘의 변동을 눈 여겨 보아왔습니다. 그들이 믿기로는 구세주 그리스도가 탄생할 때 하늘에서부터 한 별이 땅으로 떨어져 굴속으로 들어갈 것이고 그 굴속에서 구세주가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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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라고 했습니다.
헤롯 왕은 헤롯 대왕을 가리키는데 그가 죽은 해가 주전 4년이므로 예수님은 적어도 주전 4년 이전에 태어나셨습니다.
주전과 주후의 기산(起算)이 되는 것이 예수님의 탄생인데, 이와 같이 예수님의 탄생이 주전이 되어버린 것은 6세기 중반(526년) 흑해 북부 스키디아 지방의 수도승 디오니시우스 엑시귀스(Dionysius Exiguus)의 계산 실수에 의한 것입니다. 해서, 예수님의 실질적인 탄생년은 학자에 따라서 주전 7년에서부터 주전 4년에 이르기까지 다르게 주장됩니다.
그가 태어나신 곳은 “유대 베들레헴”이라고 했습니다. 갈릴리 남쪽 “스블론 지파의 베들레헴”이 아니라 예루살렘 남쪽 5마일 지경의 “유다 지파의 베들레헴”입니다.
탄생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하여 동방으로 온 박사들은 헬라어 원어에는 마고이(μαγοι)라고 하는데, 페르시아의 마기족(Magi) 사람들로서 마술(magic)을 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마기족에 속한 사람들이 산에 올랐을 때, 마침내 그들은 이상한 현상(現象)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하늘에 큰 별이 있고 그 별의 빛이 하나의 기둥을 형성하였습니다. 별이 땅으로 떨어져 굴속으로 들어가는 대신에 그 별과 별빛 기둥이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낙타를 타고 별빛 기둥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들 조상 대대로 믿어온 구세주의 탄생임을 확신하면서 팔레스틴 땅을 향하여 별빛 기둥을 좇아갑니다. 해서 그들이 도착한 곳이 유대 땅 예루살렘입니다.
2-3절: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 하니 헤롯 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한지라.
그들이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 묻는 이유는 밤에는 별 기둥을 따라왔는데, 날이 밝아옴에 별빛 기둥을 노친 까닭입니다.
이방 페르시아의 마기족 사람들이 구세주의 탄생을 기대하고 그에게 경배하기 위하여 유대 땅에 왔다는 소문이 헤롯의 귀에 들리고, 이에 메시야의 탄생이 하나님의 예정이심을 생각하기도 전에 그는 자신의 지위가 흔들릴까 불안한 마음입니다.
4절: 왕이 모든 대제사장과 백성의 서기관들을 모아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뇨 물으니
헤롯 왕이 모든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을 불러 모으고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뇨?”라고 묻습니다.
이미 주전 700년 경에 미가 선지자는 그리스도께서 유다의 작은 고을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실 것을 예언하였습니다.
미가서 5장 2절에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태초에니라.”고 했습니다.
5-6절: 가로되 유대 베들레헴이오니 이는 선지자로 이렇게 기록된바
또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 가장 작지 아니하도다. 네게서 한 다스리는
자가 나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리라 하였음이니이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도 미가 선지자의 예언을 알기에 “유대 베들레헴”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들은 미가서 5장 2절의 인용을 약간 변형하여 “또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 가장 작지 아니하도다. 네게서 한 다스리는 자가 나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리라.”고 말합니다.
베들레헴은 원래 작은 고을인데, “작지 아니하도다”고 표현한 것은 이스라엘을 다스리실 메시야가 이 곳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까닭입니다.
이 메시야는 “이스라엘의 목자” 곧 양들과도 같은 이스라엘-하나님의 백성을 하나님의 땅으로 인도하실 분입니다.
7-8절: 이에 헤롯이 가만히 박사들을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묻고 베들레헴으로 보내며 이르되 가서 아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게 하라.
헤롯은 이 박사들을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묻고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냅니다. 그가 친히 아이 태어난 곳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으므로 점성술과 마술에 밝은 그들로 먼저 찾게 하고자 함입니다. 그들이 돌아와서 그에게 그리스도 예수라고 하는 아이에 대해서 더 자세한 정보를 줄 때 이 아이를 처치하기 위함입니다.
9-10절: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새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는지라. 저희가 별을 보고 가장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
동방박사들이 헤롯 왕과 헤어져서 베들레헴으로 향할 때 동방 페르시아에서 보던 그 별이 다시 나타나 그들을 인도합니다. 그들은 별빛 기둥을 따라 베들레헴으로 향하고 별빛 기둥이 멈춰서는 곳까지 갑니다.
“그들이 별을 보고 가장 크게 기뻐하고 기뻐한” 것은 그들이 잠깐동안 놓쳤던 별을 다시 찾은 까닭이요, 이제 그 별을 따라가면 그들이 오랜 동안 고대해왔던 구세주를 만날 수 있다는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11절: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 모친 마리아의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
“집에 들어가”라고 한 것으로 미루어 예수님의 탄생에서 얼마간 시간이 흐른 것을 짐작케 합니다. 예수님의 태어나신 곳은 마구간의 구유인데, 후에 집안으로 옮겨지신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복음 2장에서 베들레헴 지경에 양 떼를 지키던 목자들은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동방박사들은 이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 베들레헴에 도착하여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님이 아니라 집에 들어가서 마리아와 함께 있던 아기 예수님께 경배합니다.
16절에 보는바 대로, 헤롯이 나중에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본 그 때를 표준하여 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였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동방박사들이 베들레헴에 도착한 것은 실제로는 예수님의 탄생에서부터 상당 기간--길게는 2년 가까이 지난 다음이라고 주장되기도 합니다.
동방박사들은 준비해온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아기 예수님께 예물로 드립니다.
황금(gold)은 예수님의 인성과 왕권을, 유향(frankincense)은 예수님의 신성과 제사장권을, 몰약(myrrh)은 시체에 바르거나 마취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예수님의 장차 당하실 고난과 죽음을 상징합니다.
12절: 꿈에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라 지시하심을 받아 다른 길로 고국에 돌아가니라.
동방박사들은 꿈을 통하여 그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지시대로 예루살렘에 있는 헤롯에게로 가지 않고 다른 길로 그들의 고국으로 귀환하였다고 했습니다.
만일 헤롯에게로 가면, 헤롯은 그들을 추궁하여 예수님의 탄생장소를 알아낼 것이고, 그곳에 사람을 보내어 그의 왕권을 위협할지도 모른다고 여겨지는 아기 예수님을 헤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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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탄생은 하나님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실 경륜의 계획을 온 세상에 알리심입니다.예수님께서 작은 고을 베들레헴의 구유에서 나심은 그의 오심이 특권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낮고 가난하고 멸시받고 고통 당하는 모든 사람들을 다 포함하여 구원하여 주시기 위함입니다.
이방의 마기족 사람들이 예물을 갖고 그들이 고대하던 구세주를 찾아옴은 예수님은 유대나라의 구세주일 뿐 아니라 온 인류를 구원하시는 구세주-메시야임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17세기에 살았던 안겔루스 실레시우스(Angelus Silesius, 1624-1677)는 “그리스도께서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천 번을 태어나셨다고 하더라도 내 안에서 나신 바 되지 않았더라면, 나는 여전히 잃은 자였으리라”(Wär Christus tausendmal in Bethlehem geboren und nicht in mir -- ich wäre doch verloren.)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모든 역사 속에 존재하는 인류를 구원하여 주시기 위하여 천 번을 태어나셨어도 예수님의 구원사역에 내가 없거나 내가 그의 탄생의 의미를 부인한다면, 예수님의 탄생은 내게는 무의미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베들레헴에서의 탄생이 내게 의미 있는 것은, 예수님의 탄생이 바로 “나”를 구원하여 주시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베들레헴 탄생이 여러분을 위한 것이라고 믿어지십니까?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하여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주님의 구원(救援)의 사랑과 은혜가 여러분의 삶에 감격을 주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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