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경제란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님의 경제, 곧 하나님의 가계 전체를 다스리고 관리하시는 하나님의 통치 활동과 지침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이것은 거시경제학적 관점에서 하나님의 경제를 살펴본 것이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하나님의 경제, 곧 하나님의 통치와 관리의 많은 부분이 정부에 위탁되어 수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제는 국가나 사회 전체를 다스리고 관리하는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나님의 가계는 그 안에 속한 수많은 개인과 개별 가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나님의 통치와 관리는 각 개인과 가계의 일상적인 경제생활에도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개인이 어떻게 소득을 얻고, 무엇을 소비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재산과 자원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는가 하는 문제도 하나님의 경제와 분리될 수 없다. 따라서 하나님의 가계 전체를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그 가계를 구성하는 개인과 개별 가계의 경제활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가계 전체에서 개개인 또는 개별 가계의 경제로 관심을 옮기고자 한다. 이것은 개인이 자신과 자신의 가계를 위하여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원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으로, 우리 연구의 미시경제학적 관점에 해당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인은 자신이 소유한 재산과 자원의 절대적인 소유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을 관리하는 청지기이다. 따라서 개인의 경제적 의사결정은 단순히 자신의 효용이나 만족을 극대화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가계를 어떻게 그의 뜻에 따라 책임 있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이것이 이제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개인과 가계의 경제의 출발점이다.
만족(滿足)의 극대화(極大化)
경제학에서 각 개인의 경제적 목표는 소비자로서 자신의 효용, 곧 만족이나 행복을 극대화하거나 기업의 소유자로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경제를 의미하는 오이코노미아(οἰκονομία, oikonomia)의 첫 번째 의미는 “청지기직 또는 가계의 관리”이다. 각 개인은 소비자이든 기업의 소유자이든 가계의 관리자로서 자신과 자신의 가계가 얻는 만족을 극대화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개인은 자신의 경제활동을 통하여 어떻게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 경제활동이란 무엇인가? 경제학에서 개인의 경제활동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곧 소비자로서 그리고 생산자로서 하는 의사결정을 말한다. 개인은 소비에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더 많이 얻거나 생산 또는 사업을 통하여 더 많은 소득이나 이윤을 얻을 때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비그리스도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 가계와 소비자들도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기를 원하며, 그리스도인 기업과 생산자들도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들의 삶의 중심에 계시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효용이나 만족 또는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식과 방법은 비그리스도인의 그것과 달라야 한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인 가계와 소비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르는 가운데 자신의 효용과 만족을 극대화하며, 그리스도인 기업과 생산자 역시 그러한 원리에 따라 이윤을 추구하고 극대화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만족은 어떻게 극대화될 수 있는가? 그리스도인의 만족은 무엇보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그의 뜻을 따라 살아갈 때 극대화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청지기로서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가계를 돌보고 관리한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가계가 더 큰 하나님의 가계에 속해 있음을 인식하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재산과 소득과 자원을 그의 뜻에 따라 책임 있게 관리하는 청지기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효용 극대화는 단순히 자신의 물질적 만족을 최대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계를 올바르게 관리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그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데서 얻는 만족까지 포함한다.
청지기의 직분
휴 웰첼(Hugh Whelchel)은 그의 글 「성경적 청지기직의 네 가지 원리」(“Four Principles of Biblical Stewardship”)에서 다음 네 가지 원리를 제시한다. 첫째, 소유권의 원리, 둘째, 책임의 원리, 셋째, 책무성의 원리, 넷째, 보상의 원리이다.[1] 모든 것이 하나님께 속해 있으며,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가는 동안 해야 할 일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하나님의 소유 가운데 작은 부분을 잘 돌보고 관리하는 것임을 인정할 때 웰첼의 네 가지 원리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모든 것에 대한 하나님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가계라는 작은 단위를 청지기로서 돌보고 관리하는 출발점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에덴동산에 두시고 그곳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다(창 2:15).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자신의 동산을 맡기시고 그것을 돌보고 관리하는 청지기 또는 관리자의 역할을 하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레위기 25장 23-24절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 너희는 거류민이요 동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 너희 기업의 온 땅에서 그 토지 무르기를 허락할지니”라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토지나 집이나 재산 또는 돈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속해 있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하여 일하는 하나님의 청지기이며, 우리의 책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가계를 잘 돌보고 관리하는 청지기의 직분을 수행하는 것이다. 성경에는 이와 같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소유임을 보여 주는 말씀과, 우리가 하나님의 청지기 또는 이 땅의 거류민으로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을 일시적으로 소유하고 관리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말씀들이 많이 있다.
모세는 신명기 10장 14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늘과 모든 하늘의 하늘과 땅과 그 위의 만물은 본래 네 하나님 여호와께 속한 것이로되”라고 말한다. 시편 24편 1–2절은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 여호와께서 그 터를 바다 위에 세우심이여 강들 위에 건설하셨도다”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인 에녹(창 5:22), 노아(창 6:13), 아브라함(창 12:1–3), 모세(출 3:4 이하), 이스라엘 백성,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을 부르실 때, 하나님의 백성은 세속적인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구별하고 모든 것에 대한 하나님의 소유권과 자신에게 맡겨진 위탁된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가계를 돌보고 관리하는 청지기 또는 관리자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모세는 신명기 8장 17–18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재물을 얻을 수 있는 능력도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상기시키며 “그러나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것이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 이같이 하심은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오늘과 같이 이루려 하심이니라”라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가 재물을 얻고 그것을 증가시킬 수 있는 능력도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속해 있으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재산을 관리하는 청지기라는 사실을 늘 마음에 새겨야 한다. 우리가 가진 재산은 현실적으로 우리의 소유로 인정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맡아 관리하고 사용하다가 하나님 앞에서 결산해야 하는 청지기이다.
다윗도 역대상 29장 14절에서 하나님께 “나와 내 백성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이 있었나이까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라고 고백한다. 다윗의 고백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조차 본래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을 다시 하나님께 드리는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소유한 돈과 재산 가운데 일부를 하나님께 드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으며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속해 있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절대적으로 우리의 것을 하나님께 넘겨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소유하고 사용하도록 허락하시고 맡겨 주신 것 가운데 일부를 다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위탁된 소유권과 청지기직의 출발점이다.
하나님의 가계 관리
예수님은 누가복음 16장 2–4절에서 영리한 청지기에 관한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주인이 그를 불러 이르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찌 됨이냐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직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 이렇게 하면 직분을 빼앗긴 후에 사람들이 나를 자기 집으로 영접하리라 하고”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의 이 영리한(그러나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에서 주인은 자신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들었던 불의한 청지기가 일을 영리하게 처리하였기 때문에 그를 칭찬하였다(눅 16:8). 그러나 그의 부정직함이나 불의함 자체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청지기가 영리하게 행동하기만 하면 부정직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계를 관리하는 하나님의 청지기는 세상의 관리자보다 더욱 영리하고 지혜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누가복음 16장 10–12절에서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도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너희가 만일 남의 것에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너희의 것을 너희에게 주겠느냐”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충성된”이라는 형용사의 말은 ‘피스토스’(πιστός, pistos)에서 온 것이며, “맡기겠느냐”라는 동사의 말은 ‘피스튜오’(πιστεύω, pisteuō)에서 온 것이다. 이 두 단어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나님의 재산 또는 가계를 관리하는 우리는 신실하고 충성된(πιστός, pistos) 청지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장차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우리의 것이 되는 것을 주실 것이다.
바울도 고린도전서 4장 1–2절에서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라고 말한다. 여기서도 청지기에게 요구되는 것은 신실함과 충성됨(πιστός, pistos)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유권은 진정한 의미에서 궁극적인 소유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위탁된 소유권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소유는 진정으로 우리의 것이 되는 참된 소유가 될 것이다.
마태복음 25장 14-30절에 나오는 예수님의 달란트 비유에서 서로 다른 액수의 달란트를 받은 종들은 주인이 그 달란트를 자신들에게 소유물로 주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주인이 자신의 재산인 달란트를 그들에게 맡기고 여행하는 동안 그것을 관리하게 하였다고 생각했을 것이다(14절). 그러나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은—이는 예수님의 재림을 암시한다—종들에게 맡겼던 달란트를 모두 거두어 가지 않고, 처음에 맡겼던 달란트와 그것을 통하여 얻은 이익을 그들이 가지도록 하였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5장 28–29절에서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자에게 주라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에서 주인은 한 달란트를 받은 종에게서 그것을 빼앗아 열 달란트를 가진 종에게 주었다. 따라서 처음에는 주인의 소유였으며 종들에게 관리를 위하여 맡겨졌던 달란트가 결산 후에는 충성된 종들이 가지는 것이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달란트 비유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을 충성스럽게 관리하는 청지기직과 장차 주인이 돌아와 결산할 때 충성된 청지기에게 주어지는 보상을 함께 보여 준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에게 여러 가지 영적 은사를 주시고(롬 12:6–8; 고전 12–13장; 엡 4:11; 벧전 4:11), 그 은사를 사용하여 하나님의 가계를 더욱 효과적이고 지혜롭게 관리하게 하신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영적 은사의 참된 목적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이 받은 은사를 자랑하기도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시는 것이 재물이든, 토지이든, 영적 은사이든, 또는 그 밖의 어떤 것이든,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우리에게 맡기신 것을 충성스럽고 지혜롭게 사용하여 하나님의 가계를 잘 돌보고 관리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리스도인의 가계 경제는 자신이 소유한 재산과 자원을 자신의 뜻대로 사용하는 데서 출발하지 않고, 모든 것이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하나님은 모든 것의 궁극적인 소유자이시며,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을 돌보고 관리하는 청지기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지고 있는 재물과 토지, 시간과 노동, 재능과 영적 은사 등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이며, 우리의 소유권은 궁극적인 소유권이 아니라 위탁된 소유권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경제적 의사결정의 목적은 단순히 자신의 효용이나 만족을 극대화하거나 더 많은 재산과 이윤을 얻는 데 있지 않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신의 가계를 충성스럽고 지혜롭게 관리함으로써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가운데 자신의 만족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자신에게 맡겨진 것이 많든 적든 그것을 자신의 것이라고 자랑하거나 낭비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과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데에도 사용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청지기의 비유들이 보여 주듯이, 청지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이 맡긴 것을 충성스럽고 지혜롭게 관리하는 것이다. 언젠가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에 대하여 결산하실 때가 올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가계 경제란 하나님께서 맡기신 모든 것을 충성스럽고 지혜롭게 관리하는 청지기의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하나님을 자신의 가계의 참된 주인으로 인정하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경제생활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각 개인이 지혜로운 가계의 경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왔으며 자신은 그것을 맡아 관리하는 청지기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소득과 재산은 현실적으로 우리의 소유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께 속해 있다. 그러므로 가계의 경제를 운영하는 목적은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이 소비하며 재산을 증가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을 그의 뜻에 따라 지혜롭고 책임 있게 관리하는 데 있어야 한다.
첫째, 자신의 능력과 재산이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진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은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사용하여 소득을 얻고 재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모세는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재물 얻을 능력을 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가르친다(신 8:17–18). 따라서 경제적인 성공을 자신의 능력과 노력만의 결과라고 생각하기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소득의 범위 안에서 지혜롭게 소비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가계의 경제에는 수입뿐만 아니라 소비, 저축, 투자와 같은 여러 가지 의사결정이 포함된다.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별하고, 충동적인 소비와 지나친 사치를 피하며, 현재의 필요와 미래의 필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저축과 투자 역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재산을 보존하고 증가시키며 장래의 필요에 대비하기 위한 책임 있는 관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 지나친 부채를 경계하고 자신의 경제적 능력에 맞게 살아야 한다. 부채는 주택 구입이나 교육, 사업과 같이 필요한 목적을 위하여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는 개인과 가계의 경제적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돈을 빌릴 때에는 현재의 필요뿐만 아니라 앞으로 갚을 능력까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며, 빌린 것은 성실하게 갚아야 한다.
넷째, 가계의 경제적 목표를 자신의 만족에만 두어서는 안 된다. 경제학적으로 개인은 자신의 효용과 만족을 극대화하려고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만족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속에서 그의 뜻을 따라 살아갈 때 더욱 온전해질 수 있다. 따라서 무엇을 사고, 얼마나 소비하고, 어디에 투자하며,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이것이 나에게 얼마나 큰 만족을 주는가?”뿐만 아니라 “이 결정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가?”라는 질문도 함께 해야 한다.
다섯째, 자신에게 주어진 풍요를 다른 사람의 필요와 연결하여 생각해야 한다. 지혜로운 가계의 경제는 자신의 가계만을 부요하게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더 많이 맡겨 주셨다면 가족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과 믿음의 공동체를 돌아보고 자신의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바울이 말한 평균의 원리처럼, 우리의 풍요가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채우는 데 사용될 때 재물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여섯째, 돈을 삶의 목적이나 주인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 재물은 우리의 삶을 유지하고 가족을 돌보며 다른 사람을 돕는 데 필요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 자체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마 6:24), 그리스도인의 가계에서는 재물이 하나님을 대신하여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언젠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것에 대하여 결산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청지기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주인에게 맡은 것을 충성스럽게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가계의 경제란 단순히 재산을 많이 축적한 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많이 벌었느냐 적게 벌었느냐보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을 얼마나 지혜롭고 충성스럽게 관리하였느냐가 더 중요하다.
결국 그리스도인의 지혜로운 가계의 경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이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기보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것을 어떻게 잘 관리하고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열심히 일하여 소득을 얻고, 필요한 것을 지혜롭게 소비하며, 미래를 위하여 저축하고 투자하고, 지나친 부채를 피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야 한다. 이 모든 경제적 의사결정에서 하나님을 가계의 진정한 주인으로 인정하고 그의 뜻을 따르는 것이 성경이 오늘날 우리에게 가르치는 지혜로운 가계의 경제라고 할 수 있다.
[1] Hugh Whelchel, “Four Principles of Biblical Stewardship,” Institute for Faith, Work & Economics (November 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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